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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디자인 전문가로서 오랜기간 동안 간판디자인 컨설팅 및 옥외광고디자인 연구 등을 수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느낀 간판의 현주소와 더 나은 경관을 위해 나아가야 할 간판디자인 방향에 대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이미선 한국옥외광고센터 연구조사부 선임연구원)
창문 이용 광고물의 정의 및 현황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시행령 제3조(옥외광고물의 분류)에 따르면 창문 이용 광고물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첫째, 문자·도형 등을 목재·아크릴·금속재·디지털 디스플레이 등을 이용하여 판이나 입체형으로 제작·설치하여 건물·시설물·점포·영업소 등의 유리 벽의 안쪽, 창문, 출입문에 표시하는 광고물. 둘째, 문자·도형 등을 도료, 천·종이·비닐·테이프 등을 이용하여 건물·시설물·점포·영업소 등의 유리 벽의 안쪽, 창문, 출입문에 표시하는 것. 정리하자면, 창문이용 광고물은 목재·아크릴·금속재·비닐 등의 다양한 재료로 점포의 유리 벽 안쪽, 창문, 출입문에 표시하는 것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다. 창문 이용 광고물은 사용하는 재료, 설치 방법, 디자인 등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가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방식은 시트를 이용한 방식이다. 시트(Sheet)는 다른 재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고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메시지나 이미지 등을 손쉽게 표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종에 관계없이 유리창·출입문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이고 소위 가성비가 좋다는 시트의 장점이 오히려 불법 창문이용 광고물의 양산, 창문시트의 무분별한 사용, 그로 인한 가로경관 이미지 훼손, 자극적이고 과한 시각 정보 제공이라는 부작용들을 만들고 있다. 시각적 개방감을 주고 점포의 특성을 보여 주어야 할 쇼윈도와 출입문들은 답답하고 자극적인 불투명 시트로 도배되듯 덮여 있으며, 시트 위에 빼곡하게 적힌 온갖 정보들은 가뜩이나 복잡한 거리를 더 어지럽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문시트 사례. 창문 시트 디자인과 점포 이미지의 관계 실제로 창문시트의 사용 여부, 시트의 디자인 수준은 점포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간판개선사업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다. 간판개선사업의 경우 점포의 업종과 특성에 어울리는 간판을 새로 디자인해 설치하는 과정에서 기설치된 불투명하고 원색적인 창문시트를 무채색의 시트로 교체하거나 얇은 띠, 문자 위주의 디자인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창문시트가 눈에 띄게 자극적이거나 디자인 수준이 현저하게 낮으면 벽면이용간판을 아무리 훌륭한 디자인으로 교체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어울리지 않고 간판 개선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유사한 맥락으로, 간판개선사업 과정에서 단순하게 정비되었던 창문 시트가 시간이 지남에 무분별하게 다시 부착되는 사례들이 있다. 이 경우 벽면이용간판이 개선된 디자인으로 변함없이 부착되어 있더라도 점포의 이미지는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실제 설문을 통해 창문시트 디자인에 따라 점포이미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우후죽순 설치된 창문시트를 오늘날 경관 이미지를 해치는 부정적인 요소로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며(Q1, Q2) 벽면이용간판의 디자인이 동일할 때 창문시트의 크기가 클수록, 색채가 강할수록 점포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였다(O3).
 ▲ 창문시트의 무분별한 사용 사례. 시트 위에 빼곡하게 적힌 온갖 정보들은 가뜩이나 복잡한 거리를 더 어지럽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창문시트 관리의 어려움 안 그래도 수많은 간판으로 어지러운 거리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창문시트는 왜 이렇게까지 난립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창문시트는 디자인에 따라 창문이용 광고물로 여겨지기도 하고, 광고물이 아닌 단순 그래픽 요소로 여겨지기도 하는 등 그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또한 명백하게 광고물인 경우에도 창문이용 광고물이 옥외광고물로 분류된다는 점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준수해야 하는 표시 기준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무분별하게 설치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로는 현행법상 창문이용 광고물은 허가·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조례상의 표시 기준을 어기더라도 제대로 된 단속을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창문이용 광고물과 창문시트 디자인은 벽면이용간판과 비교해 아직까지도 디자인 수준이나 개선 정도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들어 창문이용 광고물이나 창문시트 관리의 어려움, 법·제도상의 보완 사항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창문이용 광고물이나 창문시트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방법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도시라는 공간을 살아가는 구성원의 한사람으로 생각해 볼 때, 단속 가능 여부를 떠나 점포나 도시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디자인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더 나은 창문시트 디자인 방법 제안 소위 아름다운 가로경관으로 알려진 장소에 가보면 창문 전체를 도배하듯 덮고 있는 시트는 거의 없다. 이러한 곳들은 원색의 자극적인 불투명 시트로 창문을 도배하고 있지도 않으며,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실사 이미지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깨알같이 많은 정보와 번호들을 쏟아내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방문객에게 조용히, 여유 있게 점포의 고유한 특성과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방문객에게 점포나 가로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하려면 어떤 시트 디자인을 하면 좋을까? 첫째, 점포 창문이나 출입문에 시트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도배하듯 적용하기보다 점포의 특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그래픽을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개방감을 확보하여야 한다. 상업시설의 창문은 소비자에게 일종의 쇼윈도로 기능하며 점포의 특성이나 이미지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점포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떤 공간인지 알 수 없게 하는 창문시트는 보행자에게도, 점포주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없으며, 비상시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둘째, 텍스트를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 필요한 정보만, 최소한의 색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가로경관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는 정보로 기능한다. 창문시트의 문자 수, 색의 수 역시 정보이다. 시지각적 측면에서 수많은 정보가 일시에,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 보다 몇 가지의 선택적인 정보만 들어올 때 이를 더 빠르게·명료하게 인지한다. 미학적 측면에서는 정보가 여백 없이 빼곡하게 배열되었을 때보다 충분한 여백을 갖고 여유롭게 배치될 때 더 안정적이고 아름답게 보이기 마련이다. 이때 점포에 대한 선호도나 호감도가 더 올라갈 수 있다. 셋째,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이미지를 활용한 시트는 지양하고 정돈된 패턴을 사용해 점포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좋겠다. 적절한 패턴을 적용한 창문시트는 점포와 가로를 완전히 단절시키지 않고 보행자의 개방감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점포의 개성과 특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기에 좋은 수단이다. 디자인이 우수한 프랜차이즈 상점들의 점포들을 살펴보면 창문시트에 점포의 아이덴티티가 될 만한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패턴들을 적용한 경우가 많다. 끝으로 불법 창문이용 광고물들과 빼곡한 시트로 뒤덮인 답답하고 복잡한 풍경 대신 보기 편하고, 여유가 느껴지면서도 점포 내부가 궁금해지는 거리를 더 많이 걸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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