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동안 담양의 곳곳을 둘러보며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보통 한두 곳 정도 카페가 유력한 후보군에 오르고 길지 않은 고민 후에 골라 글의 소재로 쓰는데, 담양은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흥미롭고 멋진 공간이 많아서 어쩌면 담양은 카페의 도시로 기억되지 않을까 하며 고른 호시담. 호시담은 2박 3일 일정의 마지막에 들른 카페다. 담양호를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커피 한잔하고 쉬다가 서울로 올라오려고 마음먹었던 곳.
▲ 호시담의 간판은 입구 앞에 세워둔 흰색 입간판이 전부다. 하지만 간판은 그저 카페의 오픈 유무를 알리는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셈이다. 어차피 호시담까지 차를 몰고 오는 사람은 이곳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2박 3일 동안 만만치 않은 일정을 소화하며 서울까지 대략 5시간 이상 장거리 운전을 해야 했으니 당연히 잠깐의 휴식이 필요했고 그곳이 호시담 이었다. 호시담 이란 이름은 좋을 호(好), 때 시(時)라는 의미다. 그야말로 호시 였다. 5시간이 넘는 장거리 운전을 앞둔 시점에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멋진 공간에서 잠시나마 망중한을 즐기는 것. 그리고 담양의 멋진 곳을 둘러본 2박 3일의 시간 역시 호시여서 여러모로 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담양호를 지나 한적한 지방 국도를 한참 달리다 보면 추월산이 눈이 들어올 때쯤 보이는 호시담. 국도에서 이어지는 시골길을 잠시 타고 올라가면, 마치 건축가가 개인적인 전시를 소소하게 열고 싶어서 만든 공간 같은 느낌의 카페가 보인다. 노출 콘크리트를 이용해 구성한 외벽은 회색이지만 묘하게 자연과 잘 어울려서 인상적이다. 왜 회색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했을까 싶었는데, 주차장에서 카페 앞까지 연결되는 잔디와 나무, 그리고 그 뒤로 바탕화면처럼 펼쳐진 추월산. 모든 요소를 마치 도화지처럼 받쳐주는 게 노출 콘크리트라고 할 수 있다. 만약에 색이 명확한 익스테리어였다면 다소 불균형했을 것 같아서, 커피를 마시는 내내 고개를 끄덕였다. 호시담은 카페와 펜션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인데 각 공간을 독립적으로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펜션에 묵으러 온 손님과 카페를 찾은 사람이 서로 어색하게 동선이 겹치지 않게 구성했다. 산책로로 연결되어 이동은 편리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어 서로 유쾌하게 공존할 수 있게 공간을 구성했다. 펜션에 묵는 손님과 카페를 찾은 사람이 서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구나 싶어서 다시 한번 호시담이란 이름이 너무 명확하게 공간을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 입간판을 뒤로 하고 호시담의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계단식으로 구성한 물길과 그 옆으로 나 있는 콘크리트 길 그리고 지붕과 파란 하늘까지 모든 요소가 호시담이란 이름을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좋을 호(好), 때 시(時), 어느 곳에 앉아 커피를 마셔도 호시 그 자체일 거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그 물길은 공간의 곳곳을 관통하며 흐르고 있어 그걸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다.
호시담의 간판은 입구 앞에 세워둔 흰색 입간판이 전부다. 하지만 간판은 그저 카페의 오픈 유무를 알리는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셈이다. 어차피 호시담까지 차를 몰고 오는 사람은 이곳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을 처음 찾아오는 사람도 주차장에 차를 댄 순간 전체적인 풍경을 보며 딱히 간판의 존재에 대해 무심하게 된다. 건축의 구조와 익스테리어가 주변 환경과 너무 잘 어울려서. 어쩌면 그 풍경 자체가 호시담이란 공간을 알리는 사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했다. 입간판을 뒤로 하고 호시담의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계단식으로 구성한 물길과 그 옆으로 나 있는 콘크리트 길 그리고 지붕과 파란 하늘까지 모든 요소가 호시담이란 이름을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좋을 호(好), 때 시(時), 어느 곳에 앉아 커피를 마셔도 호시 그 자체일 거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한눈에 보이는 이 풍경은 그야말로 멋진 포토존이라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꺼내 기록하게 된다. 눈과 마음으로 즐긴 호시를 사진으로 기록해 두고 싶어서. 억지로 꾸민 공간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레 사진을 찍게 되는 그런 포토존. 어쩌면 호시담의 이 풍경은 극장의 포토존이 아닐까 싶었다. 포토존이나 인증샷 같은 것에 딱히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자연스레 카메라를 꺼내 들게 만들기 때문에. 날씨가 쌀쌀해서 왠지 유기농 코코아를 마시고 싶었지만, 아쉽게 재료 소진으로 크림 라테를 택했다. 물론 크림 라테도 호시담의 시그니처였기 때문에 쌀쌀한 날씨에 살짝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담양이라 자주 올 순 없겠지만, 다음엔 펜션에 묵어볼 예정이다. 도화지 같은 회색 콘크리트가 낮과 밤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추월산의 풍경을 어떻게 받치는지 보고 싶어서.